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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6501262
한자 勞動謠
영어공식명칭 Labor Song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전라북도 무주군
집필자 이영금

[정의]

전라북도 무주 지역에서 노동을 하면서 부르던 민요.

[개설]

노동요(勞動謠)는 민중이 일하면서 부르던 노래이다. 혼자서 일을 하거나 집단적으로 일을 할 경우에 민중들은 노동요를 부르면서 일을 했다. 노동요는 피로에 지친 민중에게 흥을 북돋아 주기도 하고, 작업 능률을 높여 주기도 했다. 특히 여럿이 일해야 하는 공동 작업에서는 노동요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활용되었다. 즉, 노동요는 서로의 행동을 통일시켜 주는 주요 기능으로 작동했다. 무주 지역에서도 농업·건축·길쌈 등의 노동 현장에서 노동요가 가창되었다.

무주의 노동요는 대부분 메나리토리 창법으로 가창된다. 메나리토리는 콧소리를 별로 사용하지 않은 채, 목소리를 주로 사용하여 가늘게 뽑는 구슬픈 음색을 말한다. 무주의 메나리토리 창법은 전라북도의 다른 지역에서 나타나는 육자배기토리 창법과 많이 다르다. 육자배기토리는 뱃속에서 구성지게 끌어올린 소리를 목으로 눌러 꺾는 창법을 말한다. 전라북도 지역에서는 육자배기토리 창법을 주로 사용하고 있는데, 무주 지역에서는 메나리토리의 창법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전라북도의 메나리토리는 소백산맥과 맞닿아 있는 무주·진안·장수 등의 동부 산간 지역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다. 무주군은 영남과 인접해 있기 때문에, 메나리토리로 가창되는 영남의 민요가 무주 민요에 크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무주 지역의 노동요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데, 농업 노동요, 운반·땔감 노동요, 길쌈·제분 노동요 등으로 그 유형을 구분할 수 있다.

[농업 노동요]

농업 노동요는 농사를 지을 때 부르던 노래이다. 무주 지역 사람들은 논농사와 밭농사를 많이 지었는데, 논농사와 밭농사의 비율은 대략 4:6 정도였다. 논농사에서 가창되던 노동요로는 「모찌는 소리」·「모심는 소리」·「논매는 소리」 등이 있다. 「모찌는 소리」는 모찌는 과정에서 부르던 노래이고, 「모심는 소리」는 모내기 과정에서 부르던 노래이며, 「논매는 소리」는 논매는 과정에서 부르던 노래이다. 「논매는 소리」는 후렴구에 따라 ‘방아 타령’, ‘상사 소리’, ‘위야 호호 소리’ 등으로 구분되었다. 초벌을 맬 때는 ‘방아 타령’을 불렀으며, 두벌을 맬 때는 ‘상사 소리’와 ‘위야 호호 소리’를 불렀다. 논농사의 노동요는 대체로 남성들에 의해 전승되어 왔다. 그러나 밭매기 작업은 여성들이 주도했기 때문에, 「밭매는 소리」의 전승은 주로 여성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밭매는 과정에서 가창되던 노동요로는 「밭매는 소리」「시집살이 노래」가 있다. 「밭매는 소리」는 뙤약볕 아래 밭을 매는 여성의 애환을 담고 있으며, 「시집살이 노래」는 시댁 식구와의 갈등과 고달픔을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다.

[운반·땔감 노동요]

운반·땔감 노동요는 무거운 짐을 운반하거나 땔감을 구하러 다니면서 부르던 노래이다. 운반·땔감 노동요로는 「목도 소리」·「운재(運材) 소리」·「지게 목발 노래」 등이 있다. 「목도 소리」는 무거운 돌이나 목재를 나르면서, 「운재 소리」는 벌목 작업을 할 때 통나무를 운반하면서 각각 부르던 노래이다. 많은 인력이 동원되는 공동 작업에서는 호흡을 잘 맞추는 일이 매우 중요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목도 소리」「운재 소리」를 부르며 일을 했다. 이 외에도 땔감을 구하러 다니면서 부르던 「지게 목발 노래」에는 가난한 서민의 애환이 잘 반영되어 있다.

[길쌈·제분 노동요]

길쌈·제분 노동요는 여성들이 길쌈을 하거나 방아를 찧으면서 부르던 노래이다. 길쌈 노동요로는 「삼 삼는 소리」「물레질 소리」가 있다. 과거에는 무주 여성들이 대마 재배와 삼베 짓는 작업을 많이 행하였다. 삼베를 만들 때는 삼 껍질에서 실을 만드는 삼 삼는 과정이 필요하다. 우선, 대마를 베어 잎을 따낸 뒤 그것을 솥에 삶는다. 삶은 대마 껍질을 가늘게 쪼갠 후, 그 껍질에서 나온 올실을 반 갈라 다른 올을 그 사이에 대고 무릎에 비벼 잇는다. 삼 삼는 일은 쉬지 않고 일해야 하는 고된 작업이었기 때문에, 여성들은 「삼 삼는 소리」를 부르며 노동의 피로를 극복하고자 하였다. 「물레질 소리」는 여성들이 물레질을 하면서 부르던 노래이다. 목화나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아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물레질을 거쳐야 했다. 물레질은 매우 고된 일이었기 때문에, 여성들은 고단함을 달래기 위해 「물레질 소리」를 불렀다. 「물레질 소리」의 사설에서는 의인화 수법을 활용하여 물레 돌아가는 모습을 잘 형상화시키고 있다. 이 외에도 곡식을 찧을 때 부르던 「디딜방아 노래」가 있다. 과거에는 여성들이 알곡이나 가루를 내기 위해 디딜방아에 곡식을 찧었는데, 이 과정에서 「디딜방아 노래」가 불리기도 했다.

[그밖의 노동요]

기타 노동요로는 아이를 돌볼 때 부르는 「아이 어르는 소리」·「자장가」·「새는 남에 자고」·「나물 뜯는 소리」 등이 있다. 과거에는 아이 양육이 전적으로 여성의 몫이었다. 여성들은 밭일·가사 뿐만 아니라 아이 돌보는 일까지 맡아야 했다. 바쁜 와중에 아이가 칭얼거리면, 여성들은 노래를 들려주며 아이들을 달랬다. 아이가 울거나 보챌 때 아이를 달래며 부르던 「아이 어르는 소리」는 ‘달강달강’, ‘둥 둥 둥개야’, ‘불무 노래’ 등으로 구분된다. 사설에 의성어나 의태어가 많이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노래는 다소 흥겨운 편이다. 아이를 잠재우기 위한 노래인 「자장가」「새는 남에 자고」의 사설은 대체로 소박하며, 노래의 곡조도 단조롭다. 여성들은 아이를 편히 재우기 위해, 자극적이지 않은 사설과 노랫가락을 선택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나물 캘 때 부르던 「나물 뜯는 소리」에는 나물 뜯는 풍광과 애환이 서정적으로 잘 묘사되어 있다.

[현황]

노동요는 노동 현장에서 부르던 노래이다. 과거에는 민중들이 노동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피로를 극복하기 위해 노동요를 많이 불렀다. 그러나 농촌 공동체 문화가 급격히 붕괴되면서, 무주의 노동요도 거의 소멸되어 가고 있다. 무주의 「자장가」는 따라 배우기 쉬운 노래이기 때문에, 젊은 엄마들이 「자장가」를 배워 아이를 돌보는 데 활용하기도 한다. 또한, 나이 지긋한 노인들이 노인정에 모여 놀 경우에도 노동요가 간혹 가창되기도 한다. 그러나 집단 노동요조차도 여럿이 선후창 방식으로 부르는 것이 아니라 대개 혼자서 부르기 때문에, 생동감은 거의 없는 편이다. 노래의 원형도 많이 훼손된 상태이다.

[의의와 평가]

무주 노동요의 특징은 농업 노동요에서 가장 잘 드러나고 있다. 무주의 도작(稻作) 노동요는 「모심는 소리」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모심는 소리」는 남성과 여성이 함께 불렀으며, 대체로 남성의 참여 비율이 높은 편이었다. 「모심는 소리」의 가창 방식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앞소리꾼이 소리를 메기면 뒷소리꾼이 “에에에 헤이루 상사뒤야”나 “여 여루 상사디야”와 같이 후렴을 받는 선후창 방식이다. 또 다른 하나는 후렴 없이 두 패가 한 소절씩 서로 주고받는 교환창 방식이다. 무주 지역의 「모심는 소리」는 대부분 후자에 속한다. 김제·정읍·고창·익산 등 서부 평야 지역에서는 선후창 방식이 지배적이지만, 무주·진안·장수·남원 등 동부 산간 지역에서는 교환창 방식이 지배적이다.

도작 노동요에는 「모심는 소리」 이외에도 「논매는 소리」「모찌는 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논매는 소리」「모찌는 소리」는 가끔 가창되었을 뿐 활발하게 전승되지 못했다. 또한 무주 지역에서는 서부 평야 지역에서 즐겨 부르던 「나락 베는 소리」·「등짐 소리」·「타작 소리」 등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러한 특징은 농업 노동요가 발달한 서부 평야 지역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서부 평야 지역에서는 논농사를 지을 때 두레와 같은 공동 조직이 동원되었는데, 두레의 구성원들은 선후창 방식으로 다양한 농업 노동요를 즐겨 불렀다.

그러나 무주 지역에서는 두레와 같은 공동 노동 조직이 평야 지역만큼 발달하지 못했다. 그런 까닭에 무주의 도작 노동요는 다양한 소리로 발달을 이루어 내지 못했다. 또한 무주 지역에는 전작(田作) 노동요가 있었는데, 그 대표적인 소리는 「밭매는 소리」라 할 수 있다. 밭농사는 주로 여성들이 담당했기 때문에, 무주의 「밭매는 소리」는 주로 여성들에 의해 전승되어 왔다.

이러한 무주의 농업 노동요는 대체로 메나리토리로 가창되고 있다. 무주군은 영남과 인접해 있기 때문에, 메나리토리로 가창되는 영남의 노동요가 무주 노동요에 크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노동요의 가창 방식은 독창·제창·교환창 등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집단 노동일 경우에는 교환창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교환창이란 후렴구의 분화 없이 가사를 달리하며 주고받는 창법을 말한다. 창자가 다른 내용의 가사를 계속 주고받아야 하기 때문에, 무주의 노동요에는 가사가 다양하게 발달되어 있다. 따라서 가사에는 민중의 삶과 애환이 진솔하면서도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다. 반면에 민요의 곡조는 매우 단순한 형태를 띠고 있다. 이는 전라북도의 서부 평야 지역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즉, 서부 평야 지역의 민요에서는 기능에 따른 곡조의 분화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지만, 무주 민요에서는 곡조의 분화가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곡조의 발달을 이루어 내지 못했지만, 무주 노동요는 애조(哀調)를 띤 소박한 아름다움을 형성하고 있다.

노동요는 무주 사람들이 노동 현장에서 불렀던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노동요에는 무주 사람들만의 독특한 풍습과 공동체 의식, 그리고 소리의 전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런 까닭에 노동요의 계승과 보존을 위한 바람직한 대책이 필요하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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