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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6501348
한자 茂朱九千洞33景-
영어공식명칭 Rambling through 33 Picturesque Sceneries in Gucheon-dong, Muju
분야 지리/인문 지리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전라북도 무주군 설천면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유광길

[정의]

전라북도 무주군 설천면 무주 구천동 일대에 위치한 대표적인 33곳의 명승지.

[무주의 상징 무주 구천동 33경]

무주 구천동 33경은 제1경인 나제통문(羅濟通門)을 시작으로 제33경인 덕유산(德裕山) 향적봉(香積峯)까지를 이르며, 기암괴석과 희귀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원시림 사이를 흐르는 맑은 물이 소나 담과 폭포가 되어 우리나라 경승지 중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히는 곳이다. 무주 구천동의 33가지 서로 다른 풍경은 자연의 정수를 선사하고 있다. 제1경인 나제통문부터 제14경인 수경대(水鏡臺)까지는 덕유산으로 들어가는 길목 바깥에 있어 ‘외구천동’이라 부르며 제15경인 월하탄(月下灘)부터 제33경인 향적봉까지는 덕유산에 자리하고 있어 ‘내구천동’이라 부른다.

무주는 몰라도 무주 구천동은 모두가 안다고 할 만큼 전라북도 무주는 예로부터 산간 오지의 대명사였다. 전라북도 무주는 어느 지역에서도 접근하기 좋은 우리나라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어 무주 구천동은 여름철마다 피서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무주 구천동 33경을 탐방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제1경 나제통문에서 제14경 수경대까지는 드라이브 코스로 선정해도 좋다. 국도 제37호선을 따라 중간중간 펼쳐지는 33경을 구경하는 것뿐만 아니라 봄철 도로 주변의 만개한 벚꽃도 부수적인 비경을 선사해 준다. 두 번째로 덕유산 국립 공원 탐방로 안에 위치한 제15경 월하탄에서 제33경 향적봉까지는 걸으면서 힐링하는 트레킹에 적합하다. 탐방로를 따라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과 경이로운 비경의 33경을 구경하며 걷는 이 코스는 등산을 좋아하는 방문객에게 신비로운 경험과 추억을 선사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이상적인 무주 구천동 33경 탐방 코스는 제1경 나제통문에서 제33경 향적봉까지 차례대로 유유자적하게 거니는 코스이다. 33개의 색다른 풍경 감상과 더불어 생태 관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자연으로 떠나는 최적의 나들이 코스라 할 수 있다.

[역사를 거슬러 무주의 관문에서 설렘을 느끼다]

제1경 나제통문은 삼국 시대에 신라와 백제 양국의 경계였다고 한다. 지금도 동굴 양쪽에 위치한 자연 부락인 무풍 방면의 이남과 무주 방면의 새말은 행정 구역상 모두 전라북도지만 언어와 풍습이 서로 다르고 통혼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곳에는 삼국 시대와 관련된 유적이나 전설이 많이 존재한다. 부근 야산에 산재한 300여 기의 고분은 신라와 백제 간에 벌어진 전투에서 전사한 장병들의 무덤이라 전해지고 있으며, 파리소라는 연못은 전쟁 중에 시체가 산처럼 쌓여 파리가 모여들었다고 하여 붙여진 명칭이다. 삼국 통일 전쟁 때에는 신라의 장군 김유신(金庾信)이 왕래하였다고 하여 ‘통일문’이라고도 불리고 있다. 나제통문 인근의 무산 성지 근방의 사선암김유신 등 4명의 화랑이 바둑을 두며 놀던 장소라고 전해지며 지금도 바위에 바둑판이 새겨져 있다. 전설의 사실 여부는 확인할 수 없으나 확실한 것은 나제통문이 신라와 백제 양국의 전쟁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가 되었다는 점이다. 나제통문석모산(石帽山)의 기암절벽을 뚫어 동서를 통하는 길이며 무주 33경의 시작점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펼쳐질 비경과 장관을 기대하게 한다.

[외구천동 33경에서 선인들의 유람과 전설을 엿보다]

나제통문에서 남쪽으로 약 2.9㎞ 지점에 제2경인 은구암(隱龜巖)이 위치해 있다. 무주군 설천면 두길리 구산 마을의 남쪽 계곡 운장대 앞에 마치 거북 형상의 바위가 숨어 있는 것 같다 하여 ‘은구암’이라 이름 붙였다고 하며, 옛날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을 즐기던 곳이라 하여 강선대(降仙臺)라고도 하였다. 은구암에서 약 0.5㎞ 지점에 제3경인 청금대(聽琴臺)가 자리하고 있다. 흐르는 계곡 물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의 탄금 소리같이 신비로움이 느껴지는 곳으로 유명하다. 청금대에서 약 1.9㎞ 지점에는 제4경인 와룡담(臥龍潭)이 있다. 와룡담은 일사대(一士臺) 하류에 반석으로 이룬 깊이를 측량할 수 없는 소가 있다. 그 소의 형태가 마치 용이 누워 있는 것과 같은 곳으로 옛날에 용 한 마리가 등천하기 위하여 10년간을 이곳에 머물렀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와룡담은 위치가 다소 궁벽하여 관광객의 발길이 드문 곳이나 독특한 정취를 맛볼 수 있는 명소이다.

와룡담에서 약 0.6㎞ 지점에 제5경인 학소대(鶴巢臺)가 위치하고 있다. 서벽정(棲碧亭)의 동쪽 계곡 기암에 학이 둥지를 틀고 살던 노송이 있던 명소로 지금은 그곳에 어린 소나무가 자라고 있다. 학소대에서 약 0.3㎞ 지점에 명승 제55호이자 제6경인 일사대가 위치해 있다. 무주 구천동 3대 경승지의 하나이며 천길 낭떠러지의 창암이 마치 배의 돛처럼 우뚝 솟아 있고, 그 위에서 세속을 떠나 홀로 고고함을 지키고 있는 듯한 한 그루의 천년송이 일품인 곳이다. 또한 조선 후기 학자 송병선(宋秉璿)이 이곳의 아름다운 경치에 반해 서벽정이라는 정각을 짓고 후진을 양성하며 소요하던 곳이다, 이곳을 ‘일사대’라는 한 것은 송병선이 동방에 하나밖에 없는 선비라는 뜻의 ‘동방일사(東方一士)’라 한데서 비롯되었다. 일사대에서 약 0.4㎞ 지점에는 제7경인 함벽소(涵碧沼)가 있는데 늦은 봄 아름다운 철쭉과 가을의 단풍으로 붉은 골짜기를 이루는 것이 유별나다. 여름철의 남벽수색(藍碧水色)이 속세에서 더럽힌 마음을 저절로 씻어 줄 것만 같은 곳이다.

함벽소에서 약 0.3㎞ 지점에 제8경인 가의암(可意巖)이 자리 잡고 있다. 마치 인공적으로 다듬어 놓은 듯한 흰 반석이 층층을 이루고 그 위를 맑은 물이 차례로 굴러 넘어 내리는 모습이 말로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옛날에 큰 암석들이 울퉁불퉁하여 함벽소를 거쳐 온 노인들이 앉아 쉴 만한 곳이 마땅찮다고 아쉬워하는데, 마침 지나던 고승이 이 노인의 뜻을 받아 지금과 같이 만들어 주었다고 하여 ‘가의암’이란 이름을 붙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가의암에서 약 2.0㎞ 지점에 제9경인 추월담(秋月潭)이 있다. 추월담은 가을밤의 월색이 소에 담기면 깊고 푸른 물 가운데 우뚝한 기암이 주변을 온통 선경으로 만드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임진왜란 때의 유명한 김천일(金千鎰) 장군의 장인 양도사(楊道士)가 마전 부락에 살았었는데 그는 매일 밤 이소의 큰 바위에 앉아서 하늘에 공을 드리다가 어느 해 가을 달이 소에 비친 신비로운 광경을 보고 도를 깨우치게 되어 ‘추월담’이란 이름을 붙여졌다고 한다.

추월담에서 약 0.6㎞ 지점에 제10경인 만조탄(晩釣灘)이 위치하고 있다. 예부터 낚시터로 이름난 이곳은 석양빛 여울에 낚시를 드리우는 기분이 일품으로, 송병선도 여기서 자주 낚시를 즐겼다고 전해지고 있다. 또한 옛날 무주 구천동에 구천 명의 승려가 살 때 아침저녁으로 쌀을 씻던 뜨물이 이곳까지 흘러내렸다 하여 뜨물재라고도 하였다. 만조탄에서 약 1.2㎞ 지점에 명승 제56호이자 제11경인 파회(巴洄)가 위치하고 있다. 무주 구천동 3대 명승지이며 주변이 다른 명소보다 넓기도 하며 경치가 매우 다양하다. 길가의 거암 위에는 늙은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데 크지는 않으나 천년이나 묵었다고 한다. 나무 이름은 ‘천년송’이며 바위 이름은 ‘천송암(千松巖)’이라 한다. 이 소나무는 신라 시대의 일지 대사가 이곳을 탐승한 기념으로 소나무 한 가지를 꽂은 것이 흙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그 바위에서 지금까지 살아 있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다. 파회에서 약 0.4㎞ 지점에 제12경인 수심대(水心臺)가 있는데 옥같이 맑은 물이 굽이굽이 돌고 돌아 흐른다 하여 ‘수회(水回)’라고 부르기도 한다. 병풍처럼 둘러친 절벽산이 마치 금강산과 같다고 하여 ‘소금강’이라고도 하며 신라 때 일지 대사가 이곳에서 흐르는 물을 보고 깨우친 바 있다고 하여 ‘수심대’라 했다고 한다.

수심대에서 약 1.8㎞ 지점에 제13경인 세심대(洗心臺)가 위치하고 있다. 무주 구천동의 중심지인 무주군 설천면 삼공리에 들어가기 전에 소머리 고개가 있는데 그 비탈 아래 큰 바위와 아름다운 담이 있어 옛날 불교가 한창 성하여 덕유산 아래 사찰이 많았을 때 불공이나 수도하러 가는 사람마다 이곳에서 먼저 몸과 마음을 깨끗이 씻고 갔다고 전해지고 있다. 세심대에서 약 0.5㎞ 지점에 제14경인 수경대가 있다. 무주군 설천면 삼공리를 양분하여 흐르는 계곡에 양편을 잇는 다리가 있고 다리의 위쪽에 병풍처럼 둘러친 암벽 아래로 비단결 같은 암반 위를 미끄러져 내린 물이 거울같이 맑은 담을 이루는 곳으로 유명하다. 덕유산으로 들어가는 길목 바깥에 있는 외구천동 33경은 선인들의 이야기와 다양한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아름다운 추억과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내구천동 33경에서 시공을 초월한 선인들의 발자취를 공감하다]

수경대에서 약 3.0㎞ 지점에 제15경인 월하탄(月下灘)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 영화의 거장 임권택 감독의 「달빛 길어올리기」의 대미를 장식한 장소로 인월담(印月潭)에 이르는 유일한 긴 여울목으로 기암을 타고 여러 갈래로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가 달빛에 비치면 그 은빛 찬란한 광경에 사람의 넋을 빼앗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월하탄에서 약 0.3㎞ 지점에 제16경인 인월담이 있는데 일사대파회와 어깨를 겨루는 무주 구천동 3대 명소 중 하나로 신라 때 인월 화상(印月和尙)이 절을 짓고 수도하던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반석 위로 쏟아지는 폭포수는 소를 만들고 바닥에 깔린 암반 위로 미끄러지며 비단 폭을 이루는 곳이다. 인월담에서 약 0.2㎞ 지점에 제17경인 사자담(獅子潭)이 위치해 있다. 사자목에 살던 사자가 내려와 목욕을 즐기던 곳에 마치 사자의 형상을 하고 있는 기암이 오묘한 비경을 선사해 주는 곳이다. 사자담과 비파담(琵琶潭) 사이 약 0.2㎞ 지점에 제18경인 청류동(淸流洞)이 있다. 사자담과 비파담을 잇는 직통의 계곡인데 안으로 홈을 이룬 암반 위로 맑은 물이 얇게 깔려서 흐르는 곳으로 가을에 단풍이 짙으면 그 물이 붉게 변하며 주변 일대가 별천지가 되는 곳이다.

청류동에서 약 0.1㎞ 지점에 제19경인 비파담이 위치해 있다. 속칭 대접소라고 하는 곳으로 마치 비파 모양을 닮아 이름 붙인 ‘비파담’은 옛날 선녀들이 내려와 비파를 타며 놀았다는 전설을 담고 있다. 다연대(茶煙臺)에서 암반을 타고 쏟아지는 폭포수가 담을 이루어 천연 수영장이 되었다가 청류동 계곡으로 흘러 들어간다. 비파담 위쪽에 제20경인 다연대가 자리 잡고 있다. 비파담과 연계된 암반으로 무주 구천동을 탐승하던 옛 선인들이 비파담으로 미끄러지는 옥류에 감탄하고 차를 끓여 마시면서 심신의 피로를 풀었다는 명소이다. 다연대에서 약 0.3㎞ 지점에 제21경인 구월담(九月潭)이 있다. 월음령 계곡과 백련사(白蓮寺) 계곡에서 흘러온 물이 합류하고 쏟아 내는 폭포수가 담을 이룬 구월담은 형형색색 무늬의 암반이 맑은 물에 잠겨 조화를 이루고 가을 단풍이 곱게 물들면 더욱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져 있다. 구월담에서 약 0.9㎞ 지점에 제22경인 금포탄(琴浦灘)이 있는데 바위와 바위 사이를 굽어 도는 여울 소리와 심산유곡(深山幽谷)의 바람 소리가 어우러지면서 마치 탄금 소리와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금포탄에서 약 0.7㎞ 지점에 제23경인 호탄암(虎灘巖)이 위치해 있다. 구천 계곡에서 유일하게 향적봉을 볼 수 있는 고개 아래 우거진 밀림 사이로 쏟아지는 물소리가 시원스럽고 주위에는 산대나무가 뒤덮어져 당장이라도 호랑이가 뛰어나올 것 같은 곳에 큰 바위가 겹쳐 높이 솟아 있다. 지금부터 약 350년 전 두 마리의 호랑이가 산신을 모시고 덕유산을 지키며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산신의 명으로 특약을 구하러 가던 중 이 바위에 이르자 안개가 자욱하여 앞을 가누지 못하고 이리저리 뛰다가 바위에서 미끄러져 바위 밑 소에 빠져 100일간 꼼짝 못하고 울부짖기만 하였다는 전설이 있다. 호탄암과 안심대(安心臺) 사이 계곡 약 1.1㎞ 지점에 제24경인 청류계(淸流溪)가 자리 잡고 있다. 산책로에서 훤히 보이는 울창한 수림과 기암괴석 사이로 흐르는 맑은 물이 비경을 이루는 곳이다. 청류계와 연계된 다리 위쪽에 제25경 안심대가 있다. 안심대는 무주 구천동백련사를 오가는 행인들이 계곡물을 안심하고 건너다니는 여울목이다. 기암 사이로 쏟아지는 폭포수와 맑은 물이 아름다워 덕유산을 오르는 등산객들의 휴식 공간이 되고 있다.

안심대에서 약 0.2㎞ 지점에 제26경인 신양담(新陽潭)이 위치하고 있다. 속칭 새암골이라고도 부르는 신양담은 숲 터널로 이어진 무주 구천동 계곡 중 유일하게 햇빛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옛날에는 신양사(新陽寺)라는 큰 절이 있었으나 지금은 절터만 남아 있다. 길 아래 기암과 양쪽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물이 비경을 이룬다. 신양담에서 약 0.3㎞ 지점에 제27경인 명경담(明鏡潭)이 자리 잡고 있다. 여기서부터 백련사로 향하는 길은 오르막길이며 여울목에 잠긴 물이 거울같이 맑다 하여 ‘명경담’이라고 이름 지어졌다. 맑은 담수에 자신을 비쳐 얼마 남지 않은 절로 향하는 심신을 가다듬게 하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명경담에서 약 0.2㎞ 지점에 제28경인 구천 폭포(九千瀑布)가 위치해 있다. 층암을 타고 쏟아지는 구천 폭포는 산책로 오른쪽에서 보면 2단으로, 계곡 건너 왼쪽에서는 3단 폭포로 보이는 자연이 창조한 예술 작품으로 옛날 이곳에 천상의 선녀들이 무지개를 타고 내려와 즐겨 놀았던 곳이라는 전설이 있다. 구천 폭포에서 약 0.2㎞ 지점에 제29경인 벽련담(白蓮潭)이 있는데 백련사를 지척에 두고 자리하고 있다. 백련담은 덕유산 상봉의 못봉에 있던 못과 연관이 있다고 하며 연화폭(蓮華瀑)을 거친 맑은 물이 담겨 못을 이루고 흘러가는 곳이다.

백련담과 이속대(離俗臺) 사이 계곡 0.3㎞ 지점에 제30경인 연화폭이 위치하고 있다. 흘러내리는 물이 계곡의 층층 암반과 기암괴석에 부딪치며 이루는 여러 개의 작은 폭포수와 물보라가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연화폭과 이어지는 곳에 제31경인 이속대가 있다. 이속대는 백련사와 지척 간에 있다. 기암의 좁은 홈을 타고 미끄러지듯 쏟아지는 한줄기 폭포수가 신비로운 곳이다. 불교에서 사바세계를 떠나는 중생들이 속세와의 연을 끊는 곳이라 하여 ‘이속대’라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이속대에서 약 0.2㎞ 지점에 제32경인 백련사가 자리 잡고 있다. 덕유산을 배경으로 그 중턱에 자리 잡은 백련사무주 구천동 골짜기에서 유일한 사찰로, 신라 신문왕(神文王) 때 백련 선사(白蓮禪師)가 숨어 살던 곳인데 이곳에서 백련이 솟아 피어났다 하여 절을 세웠다고 전해지고 있다. 가을철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면 만산의 홍엽이 일품인 곳이다. 덕유산 산속에 위치해 있는 내구천동 33경은 조상들의 발자취와 아름다운 비경을 간직하고 있어 탐방객들에게 귀중하고 소중한 추억을 제공하고 있다.

[덕유산 정상에서 세상을 조망하다]

백련사에서 약 2.5㎞ 지점에 무주 구천동 33경의 마지막 명소인 향적봉이 자리하고 있다. 향적봉은 해발 1,614m의 덕유산 정상을 말하며 등산객을 위한 산장과 우물이 있고 주변에는 고산 식물인 주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향적봉은 남한에서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덕유산 최고봉이다. 향적봉의 이름 유래는 조선 시대 임훈(林薰)덕유산을 오르고 남긴 기록인 「덕유산 향적봉기(德裕山香積峰記)」에서 찾을 수 있다. 임훈은 향림이 즐비하게 있으므로 산봉우리 명칭을 ‘향적봉’이라 했다. 이 나무를 향나무라 하면서 어찌 잎에서 향기가 없느냐고 안내하는 스님에게 물었더니 이 향목은 미륵불이 이 세상에 와서 살게 되면 그때야 비로소 향기가 나게 된다고 대답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향적봉에서 중봉에 이르는 구간에는 주목구상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이어 덕유 평전, 무룡산까지 이르는 등산로에는 철쭉이 군락을 이룬다. 철쭉이 피는 계절의 풍경도 장관이지만 설경과 어울린 주목구상나무는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케 한다. 일명 덕유산의 ‘설화’로 불리는 이 비경은 우리나라 겨울을 상징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향적봉 바로 아래 설천봉까지는 무주 리조트에서 곤돌라를 운행하고 있어 누구나 쉽게 정상에 오를 수 있다. 향적봉의 다양한 경치와 아름다운 비경은 우리의 가슴 속에 고이 새겨지며 세상을 온화하게 바라보도록 만들어 주고 있다. 자연의 경이로움, 아름다운 전설 그리고 선조들의 발자취가 전해지는 무주 구천동 33경을 거닐면서 일상을 탈출하는 색다른 경험을 시작해 보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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