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501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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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黃富者-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전라북도 무주군 무풍면 금평리 |
집필자 | 김선아 |
전라북도 무주군 무풍면 금평리에서 도깨비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황 부자의 집터」는 외딴 산골에서 외롭고 가난하게 살던 황 노인이 도깨비와 말동무가 되어 도깨비를 통해 부자가 되었다는 치부담(致富談)이자 도깨비담이다.
「황 부자의 집터」는 1992년 김경석이 편찬하고 무주군에서 간행한 『내 고장 전설집』의 148~149쪽에 수록되어 있다. 채록 장소와 채록 시기는 명확하지 않다.
옛날 무주군 무풍면 금평리 탄방 마을 뒷산 외딴집에 황씨 노인이 살고 있었다. 산비탈을 일구어 농사를 지으며 가난하고 외롭게 살던 노인은 어느 날 보름달이 비추자 잠을 이룰 수가 없어 마당을 서성거렸다. 황 노인은 달을 바라보며 말동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혼자 중얼거렸는데, 이 말을 들은 도깨비가 황 노인을 찾아왔다. 무서워진 황 노인은 빨리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 도깨비는 자신이 말동무가 되어 주겠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얼굴이 온순했고 이야기를 재미나게 잘해서 황 노인은 방문을 열고 도깨비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 후 밤마다 도깨비가 찾아와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돌아갔고, 황 노인은 매일 밤 도깨비를 기다렸다. 그러다 문득 황 노인은 도깨비와 친하면 도깨비를 닮게 된다는 옛 어른의 말이 떠올랐다. 인간 친구가 없어서 외롭게 생활하는데 도깨비까지 닮게 되면 친구 사귀기가 더 어려워질까 봐 도깨비를 멀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황 노인이 도깨비에게 싫어하는 것이 뭐냐고 물으니 도깨비는 ‘말의 피’라고 대답했다. 도깨비도 황 노인에게 싫어하는 것이 뭐냐고 물었고, 황 노인은 ‘돈’이라고 대답했다. 황 노인은 다음날 집 주변에 말의 피를 뿌려 도깨비가 더 이상 찾아오지 못하게 했다. 화가 난 도깨비는 황 노인의 말을 기억하고 복수하기 위해 돈을 가져다 마당에 던져 놓고 갔다. 황 노인은 좋은 친구였던 도깨비가 찾아오지 않을 것이 서운했다. 도깨비는 그 후로 다시 오지 않았고, 황 노인은 도깨비가 가져다 준 돈을 가지고 마을에 내려와 살았다. 마을 사람들은 황 노인이 살았던 외딴집을 황 부자 집터, 도깨비 집터라고 부르게 되었다.
「황 부자의 집터」의 주요 모티프는 ‘도깨비와 절교하기’, ‘도깨비 속이기’ 등이다. 한국 설화에 등장하는 도깨비는 사람에게 해를 끼치기보다는 사람에게 반복해서 속는 어리석은 모습을 지녔거나 사람을 도와주는 조력자의 역할을 한다. 처음에 황 노인은 외로워서 말동무를 찾았는데 막상 도깨비가 말동무를 해 주어 외로움을 덜게 되자 자신의 모습이 도깨비를 닮아 가 인간 친구를 못 사귀게 될까 봐 염려하여 도깨비와 절교하는 방법을 찾는다. 도깨비와 절교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싫어하는 것이 돈이라고 도깨비를 속인다. 그 결과 재산도 많아지게 된다. 「황 부자의 집터」에서 도깨비는 황 노인이 외딴 산골짜기에서 지낼 때는 황 노인의 외로움을 달래 주는 벗이었다. 절교 후에는 황 노인이 도깨비가 가져다 준 돈으로 마을에 내려가 사람들과 어울려 살 수 있게 하여 황 노인을 근본적인 외로움에서 구원해 주는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