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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 부인과 죽산」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6501231
한자 朴氏婦人-竹山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전라북도 무주군 무주읍 읍내리
집필자 김선아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수록|간행 시기/일시 1992년 - 「박씨 부인과 죽산」, 『내 고장 전설집』에 수록
관련 지명 대밭골 - 전라북도 무주군 무주읍 읍내리
관련 지명 향로산 - 전라북도 무주군 무주읍 읍내리 지도보기
관련 지명 남대천 - 전라북도 무주군 무주읍 읍내리 지도보기
관련 지명 적상산 사고 - 전라북도 무주군 적상면 북창리 지도보기
관련 지명 죽산 - 전라북도 무주군 무주읍 읍내리 지도보기
성격 설화|신원담|마을 이름 유래담
주요 등장 인물 박씨 부인|백홍기|이승헌|이광승|이광승의 딸
모티프 유형 원귀가 된 박씨 부인|박씨 부인의 해원

[정의]

전라북도 무주군 무주읍 읍내리에서 박씨 부인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박씨 부인과 죽산」은 홍수로 남편을 잃은 후 뱃속의 아이를 키우기 위해 열심히 생활하던 박씨 부인이 백홍기라는 사내에게 겁간을 당하자 혀를 깨물고 죽어 원귀가 되었는데, 이광승 무주 부사가 박씨 부인의 원한을 풀어 주었다는 신원담(伸寃譚)이자 ‘죽산’이라는 마을 이름의 유래담이다.

[채록/수집 상황]

「박씨 부인과 죽산」은 1992년 김경석이 편찬하고 무주군에서 간행한 『내 고장 전설집』의 169~178쪽에 수록되어 있다. 채록 시기와 채록 장소는 명확하지 않다.

[내용]

옛날 옛 무주 향교 근처는 대나무 밭이 울창해 호랑이가 살았고, 마을에 호환도 자주 생겼다. 1692년(숙종 18)에 호환으로부터 향교를 지키기 위해 향로산 아래 지금의 한수동으로 향교를 옮겼다. 옛 향교 터는 버려져 있다가 마을을 이루게 되었는데, 이 마을을 대밭골이라고 불렀다.

1829년(순조 29), 대밭골에서 가족 없이 외롭게 살던 두 처녀 총각이 결혼을 했다. 부부는 성실하고 금슬 좋게 살았으며, 박씨 부인이 아기를 가졌다. 그해 여름, 남대천에 대홍수가 났는데 남편이 홍수에 죽고 박씨 부인은 과부가 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마음씨 곱고 미모가 뛰어난 박씨 부인에게 재혼하기를 권했지만 박씨 부인은 절개를 지키며 일하면서 열심히 살았다. 당시 이웃 마을에 백홍기라는 심술궂은 총각이 살았다. 어느 날 빨래터에서 박씨 부인이 삯빨래를 하고 있는데 백홍기가 나뭇짐을 지고 빨래터에 왔다가 박씨 부인을 봤다. 그 후부터 백홍기는 자리에 누워 끙끙 앓기 시작했고, 어느 날 밤 홀연히 사라졌다. 그날 밤 박씨 부인도 마을에서 사라졌다.

1830년(순조 30), 무주 부사 이희석의 후임으로 김용이 임명을 받았는데 원인도 모르는 병으로 죽었다. 뒤를 이어 부임한 김기증 부사도 부임한 지 사흘째 되던 날 밤 눈을 부릅뜨고 죽었다. 그러자 아무도 무주 부사로 부임하려 하지 않았고 무주부의 동헌은 차츰 흉가로 변했다. 적상산 사고에 국가의 주요 문서를 보관하는데 모두 무주 부사로 가기를 꺼려 하는 것은 나라의 큰 문제가 되었다.

동헌이 빈 지 3개월째 되던 날, 이헌승이라는 새로운 부사가 부임했다. 이헌승은 별다른 변고를 당하지 않았지만 꿈속에서 큰 기와집 한 채가 물속으로 가라앉는 것을 보았다. 이 부사는 대밭골을 들러 향교 터를 돌아보고 향교를 사청거리 아래로 이전하기로 하고 공사를 시작했다. 무주 향교 이전 공사가 시작되고 나서 이 부사의 건강이 갑자기 나빠졌다. 어느 날 이 부사가 책을 읽다가 졸았는데 하얀 소복을 입은 여자가 머리에 하얀 박꽃 하나를 꽂고 양손에 각각 백기와 홍기를 들고 나타나서 자기의 원한을 풀어 달라고 애원했다. 여인은 향교 이전 공사가 끝나기 전에 반드시 원한을 풀어 주기를 청하며 홍수로 남편을 잃은 사연, 대밭 후미진 곳에서 낯선 남정네에게 겁간을 당하자 혀를 깨물고 죽었고, 남정네가 자기의 시신을 묻고는 큰 돌로 눌러 놓고 도망갔다는 사연을 이야기했다.

1832년(순조 32), 무주 향교 이전 공사가 거의 완공되어가자 이헌승 부사는 꿈에 본 여인이 생각나 마음이 편치 않았다. 목숨이 얼마 남지 않음을 느낀 이 부사는 여인이 꿈에 나타난 일을 글로 적은 편지를 문갑에 보관해 두었다. 머리에 박꽃을 꽂은 것으로 그 여인의 성이 박씨라는 것은 알아냈지만 나머지 문제는 풀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이헌승 부사가 죽은 지 한 달이 넘은 1832년(순조 32) 봄, 신임 부사 이광승이 부임해 왔다. 무주의 변고를 알고 부임한 신임 이 부사에게도 소복을 입은 여인이 나타나 자신의 원한을 풀어 달라고 애원하면서 석 달의 시간을 주겠다고 했다. 여인은 이헌승 전임 부사가 문갑에 편지를 넣어 놓은 이야기도 했다. 신임 이 부사는 편지를 읽어 보고 여인의 원한에 대해 알게 됐지만 여인을 죽인 범인이 누구인지 알 수가 없었다. 여인이 정해 준 시일이 열흘 앞으로 다가오자 이 부사는 병색이 완연해졌는데 이를 본 어린 딸이 그 연유를 물었다. 이 부사가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어린 딸은 범인을 찾을 수 있다고 하고 방에 들어가 고민을 했다.

다음날 이 부사의 어린 딸이 범인은 백기의 ‘백’씨 성과 홍기라는 이름을 가진 자라고 말했다. 이 부사는 백홍기를 잡아들여 사형시키려고 하다가 백홍기가 뉘우치는 기색이 있으면 개과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하였다. 박씨 부인을 죽이고 마을을 떠나 떠돌다가 돌아온 지 얼마 안 된 백홍기는 진심으로 자신의 죄를 참회했다. 이 부사는 백홍기에게 박씨 부인의 시신을 수습해서 양지바른 곳에 묻고 죽는 날까지 돌보라고 명했다. 그해 백중에 대밭골에서 박씨 부인의 해원 굿판을 벌이고 박씨 부인의 왕생극락을 빌어 주었다. 그날 밤 이 부사의 꿈에 박씨 부인이 나타나 감사의 말을 전하고 홀연히 사라졌다.

[모티프 분석]

「박씨 부인과 죽산」의 주요 모티프는 ‘원귀가 된 박씨 부인’, ‘박씨 부인의 해원’ 등이다. 고전 소설 「장화홍련전」이나 「아랑 전설」 같은 설화는 살아생전의 원한을 풀지 못해 죽은 후에 원귀가 되어 나타나는 대표적인 이야기이다. 「박씨 부인과 죽산」에서도 「장화홍련전」이나 「아랑 전설」처럼 원귀가 나타나 몇 명의 부사가 죽는다. 심술궂은 백홍기에게 겁간을 당하게 되자 혀를 깨물고 죽은 박씨 부인의 원한은 이헌승, 이광승 부사의 노력으로 풀리게 된다. 이런 전개는 「장화홍련전」, 「아랑 전설」과 비슷한데 「박씨 부인과 죽산」에는 무주 향교 이전에 대한 설명이 첨가되어 있다. 「박씨 부인과 죽산」에는 죄를 지은 자는 반드시 벌을 받게 된다는 인과응보의 교훈이 담겨 있다. 또한 남정네의 겁간으로 억울하게 죽게 된 여인이 한을 풀지 못하던 상황에서 부사의 어린 딸이 지혜를 발휘하여 문제가 해결되는 전개에도 의미가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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