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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신앙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6501087
한자 家庭信仰
영어공식명칭 Home Religion|Household Worship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전라북도 무주군
집필자 이상훈

[정의]

전라북도 무주 지역에서 가정의 여러 신을 믿는 의례 행위.

[개설]

가정신앙은 가정의 여러 신에게 정기적으로 의례를 올리거나 치성을 드리거나 섬기는 한국 고유의 신앙 행위이다. 주로 주부가 집안의 신에게 제사나 고사, 굿 등을 통하여 집안의 평안과 가족의 운수를 기원한다. 가신에 대한 제례는 대체로 농업 주기에 맞추어져 있다. 특히 새해가 시작되는 정월과 10월에 집중적으로 모셔진다. 조상 신앙은 신체가 조상 단지, 신줏단지, 재석 주머니인데 단지나 항아리에 쌀을 가득 채워 안방 시렁에 모셔 둔다. 담아 두었던 쌀은 매년 햇곡으로 바꾼다. 삼신(三神) 신앙, 성주 신앙, 조왕(竈王) 신앙, 터주 신앙, 업 신앙, 측신(廁神) 신앙, 문신(門神) 신앙 등이 가신 신앙에 포함된다.

[가정신앙의 종류]

1. 삼신 신앙

삼신은 출산, 육아, 산모의 건강을 담당하는 할머니 신이다. 따라서 ‘삼신할머니’라고도 한다. 자식과 관련된 모든 것이 삼신할머니에 의해 관리되기 때문에 산모와 출생아의 사망률이 높았던 시절에 자식을 많이, 특히 꼭 남자아이를 낳아야 했던 주부에게는 중요한 신이었다. 삼신의 위치는 안방 아랫목 구석에 높직하게 선반을 매달고, 새 바가지를 구해서 햅쌀을 깨끗이 뉘를 가려서 3되 3홉을 넣어 봉안하고 정성으로 올린다. 햅쌀이 나오면 갈아 넣는다. 무주군 무주읍 내도리 산의 마을에서는 정성을 드리는 날에 메를 풀 때는 ‘삼시랑밥[삼신밥]’을 먼저 푸고, 성주밥과 조상밥의 순서로 푼다. 명절에는 삼신밥을 푸지 않기도 한다. 삼신상에는 미역국, 간장, 메, 물을 올린다. 성주를 위해서는 조상상의 한쪽에 한 몫을 따로 차린다. 삼신밥은 제사를 마친 후 아이엄마에게 준다.

무주군 무주읍 장백리에서는 방 안에 짚을 깔은 후 물, 미역, 쌀 한 그릇을 놓아두었다. 무주군 무풍면 금평리 금척 마을에서는 삼신을 모셨는데, 큰방 한구석에 왼새끼를 둘렀다. 삼신을 잘 달래야 훌륭한 자식을 둔다고 한다. 무주군 무풍면 지성리 서동 마을에서는 삼신을 방 위쪽에 모시며, 이때 밥을 떼어 놓는데, 이를 삼신밥이라 한다. 무주군 무풍면 철목리에서는 가을 타작을 해서 처음 찧는 쌀을 삼신 단지에 담아서 높은 선반 위에 올려놓는다. 무주군 설천면 기곡리 기곡 마을에서는 아기를 낳게 하는 신을 삼신이라 하는데, 마루에 모셨다. 무주군 설천면 두길리 하두 마을에서는 아들을 낳게 해 달라고 선반에 쌀을 놓아두었다.

2. 성주 신앙

성주는 가장의 수호신으로 말해지며, 이를 모시는 것을 성주 신앙이라고 한다. ‘성주대감’, ‘성주 조상’이라고도 부른다. 성주 위치는 대개 대청의 상량부에 백지를 접어서 실타래를 묶어서 붙이거나, 옹기 단지에 쌀이나 보리를 담아 마루의 시렁에 올려놓고 성주신의 신체로 섬긴다. 성주신에 대한 의례는 새로 집을 짓거나 이사했을 때 신을 새로 봉안하는 의식이 있다. 봄과 가을 성주신에게 안택 고사를 올리고, 재수굿을 할 때도 성주신에게 먼저 기원을 드리고 시작한다. 10월 상달에도 성주신을 봉안하는 것으로 보아서 성주신은 재복 및 행운과 관련된 신으로 믿어진다. 무주군 설천면 기곡리 기곡 마을에서는 집안에 일이 생기거나 아이가 병이 들면 특별히 성주님께 기원하는 의례를 하면서 성주경을 읽는다.

3. 조왕 신앙

조왕은 부엌의 아궁이와 부뚜막을 맡는 신이다. 조왕님, 조왕신, 조왕할매 등으로 불리는데, 화신(火神)이나 재물신으로 알려져 있다. 화신이기 때문에 주부들의 신으로 간주된다. 부뚜막 벽 뒷면 선반에 정화수를 올려놓고 매일 아침 갈아 올리고 손을 비비며 치성한다. 무주군 설천면 기곡리 기곡 마을에서는 부엌 부뚜막에 깨끗한 사발에 정화수를 떠 놓고 조왕신을 모셨다. 사람이 먹는 것이 조왕신에게서 나오기 때문에 조왕신을 가장 큰 신으로 섬긴다. 조왕신을 섬기는 것은 우선 밥그릇에 밥을 담고 주걱을 꽂고 그 앞에 앉아서 조왕경을 읽는다.

4. 터주 신앙

터주신은 집터를 맡아 지켜 주는 지신(地神)으로 집안의 액운을 막아 주고 재복을 가져다주는 신이다. 터주신은 일반적으로 장독대 옆에 ‘터줏가리’라는 옹기나 질그릇 단지를 구해서 서너 되 정도의 벼를 담고 그 위에 우지뱅이를 만들어 덮어 둔다. 명절, 고사, 굿 등을 할 때 떡이나 별식으로 터줏상을 차려 놓기도 한다.

5. 업 신앙

업은 집안의 살림을 늘어나게 하고 복을 지켜 주는 것으로 믿어진다. 대체로 구렁이, 두꺼비, 족제비, 개 등의 동물로 상정되고 있다. 업은 구렁이로 믿어졌으며, 집안 깊은 곳에 있으면서 살림을 늘려 주는 것으로 생각하고, 집안에서 큰 구렁이가 나가면 기운이 다된 것으로 생각한다. 무주군에서는 구렁이를 업신이라 여겨 해치지 않는다.

6. 측신 신앙

측간에 있는 신은 여신으로 측간 각시라고도 한다. 성격이 신경질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고, 따라서 사람을 죽이기도 하는 것으로 믿어졌다. 측간 각시가 성격이 고약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변소에 갈 때는 미리 헛기침을 하고 잠시 기다렸다가 들어가는데, 이는 갑자기 들어가면 측간 각시가 놀라 화를 입힐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측간 각시가 무섭기 때문에 뒷간을 함부로 고치지 않았다. 무주군에서는 측신을 ‘서곽귀신’이라 한다. 무주군 설천면 소천리 양지 마을에서는 서곽귀신, 달걀귀신이라고 한다. 서곽귀신은 빨강 수건을 매었으며, 아이들이 매우 무서워했다고 한다.

7. 문신 신앙

문신은 문을 지키는 신이다. 대문의 출입을 지키면서 복은 들어오게 하고, 재앙은 못 들어오게 한다. 대문은 모든 것이 나는 곳이라 문단속을 제대로 하는 것이 집안의 안녕에 아주 중요하다. 설날, 입춘, 단옷날에 문에 글을 써서 붙이는 것도 문신의 역할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현황]

무주군 무주읍 내도리 산의 마을에서는 ‘영동할매’가 내려오는 날과 올라가는 날 밥을 해서 할머니를 위한다. 저녁에 밥을 짓는데, 밥이 되면 솥뚜껑을 열고 주걱으로 안에 열십자를 긋고 그 가운데에 꽂는다. 마련한 반찬도 솥 주변에 놓는다. 이것은 조왕[주왕]을 위하는 것이다. 조왕께 먼저 비손하고, 식구 수대로 소지를 올린다. 가을 추수를 한 다음 터주 단지의 나락을 간다. 묵은 나락은 꺼내서 밥을 짓고, 처음 추수한 햇나락으로 갈아 넣는다. 9월에 문을 바르면 도둑이 든다고 하여 문을 바르지 않는다.

무주군 적상면 사천리 서창 마을에서는 을 맞아 조상과 삼신, 성주께 차례를 올린다. 메, 탕, 나물, 조기, 김 등을 마련하여 제사를 모신다. 메는 삼신밥을 먼저 푸고 성주밥, 조상밥의 순서로 푼다. 성주와 조상께는 마련한 음식을 골고루 올리지만 삼신께는 방바닥에 짚이나 쟁반을 깔고 메, 국, 물, 간장만을 올린다. 제사를 모신 이후 삼신밥은 며느리에게 준다. 삼신이 아이를 점지하고 돌보는 신령이니 삼신을 위한 밥은 아이를 낳거나 낳을 사람에게 주는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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